얼마 전 입사 만 5년이었다. 5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가버릴 줄이야.
나는 매일, 매달, 매년을 단위로 가계부를 작성하고 있다. 가계부를 통해 내가 가진 총 자산을 파악하고 어디에 돈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지출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1억이라는 돈은 참 큰 돈이다. 하지만 인생 길게 보면 작은 돈 같아보이기도 한다. 한 10년전 쯤? ‘1억 모으기’가 직장인들의 가장 첫 미션이자 유행이었다고 한다. 1억이라는 현금이 있으면 무엇이라도 시작해보기 좋은 금액이라 그랬던걸까? 아니면 ‘억’이라는 돈의 단위의 첫 시작이라 의미를 둔 것일까. 사실 나는 1억 모으기가 목표인 것은 아니었다. 재무 컨설팅과 관련된 글을 보면 돈을 모으는데 어떤 목표를 가져야 모으는데 동기가 생겨 쉽게 깨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나는 돈을 모으는데 딱히 목표가 없었다. 성격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돈을 모으는 자체가 재미있었다. (물론 쓰는 것은 더 재미있다) 그리고 곧 꽉 채운 1억 자산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이 돈을 어떻게 활용하고 투자할지에 대해 공부해 나가고 있다.
이 글을 통해 1억이라는 금액 보다는 내가 저축을 위해 나름대로 지켜왔던 습관들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사람마다 소득, 부채가 다르고 나보다 훨씬 잘 투자하고 알뜰하게 모으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내가 5년간 지켜온 나름의 사소한 팁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투자도 성향을 따른다고 생각한다. 나와 비슷한 안정지향적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시작.
1. 적금
재테크 유튜브나 팟캐스트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현금 5000만원이 있는데 어디에 투자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이때 재테크 고수라는 분들이 하나같이 하는 대답이 있다.
"잘 모르시겠으면 그냥 예금이나 적금에 두고 공부하세요"
나는 재테크에서 대해 잘 모르고 아직도 공부중이라 적금과 예금밖에 모른다. 하지만 적금과 예금은 투자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금리에 대한 첫 이해의 시작이며, 종잣돈을 모으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고, 꾹꾹 현금을 눌러담아가 모으다보면 내가 버는 돈에 대해 더 소중히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처음 돈을 벌기 시작하면 고민에 빠진다. 이 돈을 적금에 넣기만 하면 되는걸까 ..? 펀드? 주식? 주택청약? 보험? 이게 다 뭐지 ... 사실 나는 2008년에 예쁜 은행언니 꼬임에 넘어가 내가 10대때 저금한 모든 돈을 펀드에 넣었다가 -50%이라는 숫자를 본 경험이 있다. 경험이 무섭다고 나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에 대해서는 투자할 자신이 전혀 없었다. 내가 공부를 좀 하고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일단 저축을 하기로 했다.
사회초년생때 적금은 무조건 길게 들어야 하는 줄 알았다. 인터넷 뱅킹이 활발하지 않던 2015년 나는 은행에 무작정 찾아가 3년만기 적금 2개를 무작정 들었다. 3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길 줄이야 .... 가끔 적금을 넣지 못할 때가 있기는 했지만 거의 빠지지 않고 적금을 했고 3년 만기를 기어코 채웠다. 그 때 모은 3600만원은 지금 내 전세집의 든든한 자금이 되어주었다.
그때 이후로 나는 절대 3년짜리 적금은 들지 않는다. 전세 만기일에 맞추어 모든 적금과 예금을 들어두었다.
그리고 때로는 1년의 짧은 적금을 든다. 그리고 월급이 들어오면 목표 적금 액수를 바로 적금통장으로 밀어 넣는다.
적금의 비율은 월급의 40~60%이다.
생활비는 늘 빠듯하고 사고싶고 하고 싶은 것은 늘 많다. 하지만 습관이 되다보니 이제 내게 주어진 생활비 이내에서 소비하는게 많이 익숙해졌다. (그래도 늘 부족하고 아쉽다 ㅋㅋㅋ)
나는 주로 카카오뱅크의 적금을 활용한다 카카오뱅크 적금의 장점은
1. 왠만하면 시중 은행 중 금리가 좋은 편
2. 긴급출금 2회 가능 → 돈이 필요하다고 적금 깨지 않아도 됨
3. 만기일 지정 가능
4. 보기 편함 .... (나는 이게 중요하다)
5. 만기일 이자를 늘 확인 가능
돈을 빨리 모으는 나름의 팁이 있다면, 회사 상여나 성과급 등 월급 외 소득이 나오면 그 금액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적금통장으로 밀어넣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연말 보너스로 100만원을 받았다면 써버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적금통장으로 이체시켜버리는 것이다. 100만원이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월급에서 100만원의 추가 적금을 늘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참 큰돈인 것. 그렇게 사라질 수 있는 돈을이 나중에 더 커져서 돌아올 수 있다.
2. 예금
적금이 만기되어갈 때 늘 들었던 고민이 있다.
"이 돈을 어떻게 할까? 주식에 투자해볼까? 요즘 펀드가 수익률이 좋다던데 ...?"
물론 내가 주식이나 펀드에 대한 공부가 되어있었다면 조금씩 투자를 시도해볼 수 있었겠지만, 나는 전혀 공부가 되어있지 않았고 짧은 시간 공부한다고 내가 알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그냥 예금에 밀어넣었다.
만약 100만원을 넣어서 이자 붙여 101만원이 되었다면, 용돈에서 떼어 110만원을 예금으로 넣었다. 예금만기일은 상품 특성에 따라 달랐지만 기존에 내가 넣고있는 적금, 전세만기일에 맞추어 만기일을 설정해두었다. 그래서 지금 적금통장은 1개이지만 예금통장은 2개이다. 그리고 곧 이 세 개의 통장의 만기가 동시에 다가온다.
나는 예금도 카카오뱅크만 쓰고있다. 적금과 같은 이유로 이율이 왠만하면 높은 편이고, 매일매일 내 이자가 얼마나 쌓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
누군가 보면 미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잃지 않았고 돈 공부를 할 수 있던 시간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잘하고 있다고 나름 생각하고 있고, 투자나 노후대비는 앞으로 찬찬히 해나갈 생각이다.
3. 주택청약종합저축
나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이 뭔지도 모르고 다들 들어야 한다길래 사회초년생 때 들었다. 4년 정도 꾸준히 납입했다. 초반에는 10만원씩 납입하다가 도중에 연말정산 혜택을 받고 싶어 20만원씩 납입하기도 했다.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자는 청약저축액의 40% 공제, 공제한도 96만원)
하지만 청약저축 총액이 600만원을 넘어선 이후에는 최소금액인 2만원씩만 저축하고 있다.
소득공제도 중요하지만 .. 30대 미혼인 나에게 청약제도는 거의 무의미한 것이나 다름없다. 600만원이라는 왠만한 1순위 조건에서 빠지지 않는 납입 금액이 되었으니 청약 기간 유지 정도를 위한 최소금액을 넣고 있고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나머지는 일반 적금으로 전환했다.
사실 아직도 나는 30대에게 무의미한 청약제도에 대해, 부모 부자를 만나야만 그나마 주어지는 추첨제의 기회에 무한한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평범한 근로소득자가 국가 정책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모든 책임은 개인에게 전가되고 있으니 더더욱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을 수 없다.
글을 마치며
쓰고보니 별게 없다. 쓰면서도 나도 참 무계획적으로 저축해왔고 재테크에 대해 정말 모르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부동산으로 재테크를 하고 싶다. 그리고 나름 공부해나가고 싶다. 지금까지 돈을 모으겠다며 노력해온 것들과 돈을 대하는 습관이 재테크를 해 나가는 데, 노후준비를 해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그리고 이 글이 저금의 방향을 잡지못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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